REVIEW
영화를 읽다
나뉘어지지 않는 사랑을 향해
<더 듀크 오브 버건디>는 퀴어영화라는 개념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영화다. (…) 여성 퀴어, 하위 소수자, 유색인종 퀴어들의 영화가 더 많이 만들어지고, 그들의 캐릭터가 더 많이 등장하고, 그들의 모습이 더 많이 묘사되는 것이, 그리고 영화의 제작 방식 또한 퀴어해지는 것이 퀴어영화의 역할을 다하는 방식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 2020-06-25
- #주류와 비주류
[기고] 돌파하는 여성의 카메라
감독은 할머니의 웃긴 모습들을 가감없이 찍고, 할머니의 핀잔에는 뻔뻔히 응수한다. 영화 내내 목소리로 등장하며 본인은 카메라 뒤에 위치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이 기록엔 죄책감도 사명감도 딱히 없어보인다.
- 2020-06-25
- #사적이지도 공적이지도 않게
걷고 싶어 걷고, 행복하고 싶어 행복을 찾을 뿐
행복은 누구의 것인지, 나와 너는 무엇으로 행복한지, 끊임없이 말을 건네며 걸어 나간다. 이는 서로 간의 질의응답이기도 하고, 어떤 이의 고백이기도 할 것이다. 행복은 어마어마한 게 아니라는 이들의 말처럼, 일상에서 가져온 솔직한 감정을 캐치볼처럼 주고받는 두 사람을 따라가며 우리는 한 번쯤 자신에게 그 질문을 던져보고 있을지도 모른다. 행복의 정체는 무엇인지, 나는 행복한지, 우리는 행복을 원하는지.
- 2020-06-18
- #일상 여행자의 기록
디지털 성범죄의 상처를 딛고 살아남은 혜원이들에게
성범죄가 조심해서 일어나지 않을 수 있는 일이라면 세상에는 성범죄가 없어야 한다. 성범죄가 조심하지 않아서 일어난 일이라면 왜 여성에 대한 성범죄율만 압도적으로 높은 것인가? 여성은 살아 숨 쉬는 동안 매일 조심하고 또 조심한다. 가장 편안해야 할 집에서도, 믿고 있는 사람과 함께하는 그 순간까지도. 얼마나 더 조심해야 하는 걸까?
- 2020-06-18
- #더 이상은
그녀의 고민은 계속해서 변화할 것이다
그레이가 용기 내 방문한 레즈비언 바에서 줄리아를 만났을 때 어찌나 반갑던지! 헤더 그레이엄은 물론이고 레이첼 쉘리, 브리짓 모나한까지. 퀴어 영화에 지체 없이 출연하여 필모그래피를 채우는 여성 배우들을 보는 것은 언제나 기쁘고 반가운 일이다.
- 2020-06-11
- #Gray Matters
파괴자로서의 ‘여성’: ‘여자다운’이 아닌 이토록 ‘인간적인’
여성/남성 또는 여자다움/남자다움이라는 꼬리표를 뗀 인물, 젠더 이분법을 넘어선 고정관념을 파괴한 캐릭터를 만나고 싶다. 여성이 다양한 캐릭터로 각양각색의 인간 군상으로 등장하는 영화가 나오면 좋겠다. ‘여자다운’ 캐릭터가 아니라 이토록 ‘인간적’일 수 없는 캐릭터를. 여성이 그저 개인으로 한 사람으로서 존재하는 영화를.
- 2020-06-04
- #문제적 ‘인간’
있는 그대로의 내 몸 사랑하기
<겨털소녀 김붕어>는 자신의 몸을 있는 그대로 사랑해야 그것이 갖고 있는 가능성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고, 더 나아가 강점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듯하다. 그것도 아주 유쾌하게 말이다.
- 2020-05-28
- #겨털의 힘!
무명의 자국을 기억하고 말하는 방법
영화의 첫머리에서 감독은 말한다. ‘모든 시간은 지나간다. 지나간 시간 중에는 기억되지 못하는 시간도 있다.’ 무명의 자국을 어떻게 기억하고 말해야 할지 다시금 이 질문을 떠올리며, 일상과 역사가 무관하거나 나와 멀리 있지 않음을 깨달아 나가야 한다. 이로부터 기억의 복원은 시작된다.
- 2020-05-07
- #영원히 기억해야 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