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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착에서 벗어나기

<이별에 대처하는 자세>

장윤주|영화감독

모든 것을 다 소진한 뒤 그들은 어떤 힘으로 아픈 사랑의 자리를, 집착을 벗어났던 것일까? 그것은 사람을 살게 하는 어떤 마법과도 같은 힘 아닐까? 어찌 되었든 힘이 되는 그 무언가가 오는 순간을 잡을 수 있기를. 그리하여 당신의 눈물이 다 흘러 아픔이 서늘해지고 상처에 바람이 통하게 되기를.

나의 감각이 우리의 감각이 될 때까지

<빌로우 허>

장영선|영화감독

여성이 주도권을 가지고 스스로의 인생을 결정하는 영화, 욕망과 쾌락마저도 스스로 해석하고 표현하는 영화들. 그런 영화를 보고 자라고, 살아온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세상은 변할 것이라고 자신한다. 우리에게는 기필코, 새로운 영화가 필요한 것이다.

슬픔에게 곁을 내어주기

<뼈>

정다희

울음이 통제되지 않고 곪은 상처가 터져 나올 때, 서로 이해할 수 없더라도 진실을 말하고 곁에 있기를 선택할 때, 슬픔은 누가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견딜만한 것이 된다. 인간은 약하다. 누가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위로받는다. 너무 약해서, 우연일지라도 곁에 있는 존재로 인해 슬픔이 쉴 자리를 마련하는 일을, <뼈>는 해내고 있다.

이전과 다른 모녀 서사

<방문>

문아영

모녀 서사를 가부장제에 대항하는 여성 유대/연대의 가능성으로 바라보는 뭇 해석과 달리 영화는 엄마와 딸 사이의 차이와 갈등에 주목한다. “엄마를 보면서 외할머니를 떠올”렸던 ‘나’에게 명희와 필순은 여성 혹은 유대라는 하나의 집합에 곧바로 묶이지 않는 존재다.

사라지는 기억을 기억해나가는 항해

<물의 도시>

최민아

삶의 투쟁을 이어가는 이들과 마음을 함께할 수 있기를 바란다. 스러져가는 빛일지라도 이를 기억하고 서로의 이음이 되어갈 때에 우리는 또 다른 역사가 될 것이다.

태양의 흑점 폭발 같은 기세

< It Is My Fault >

김승희|영화감독

그의 작품은 폭발 후 버섯구름 같은 느낌이라면, 이 작품은 태양 흑점 폭발 같은 기세다. 멀리 있는 지구의 전파 통신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그런 기세. 2040년쯤 되면 이 작품의 풍경은 지옥도가 아니라 일상의 풍경을 그린 민화 정도가 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작품이 내포하고 있는 그 파워를 능가하는 작품을 만나기에는 당분간은 어렵지 않을까 싶다.

이제는 당당하게, 춤춰브라!

<춤춰브라>

유자

핵심은 우리가 얼마만큼 주체적으로 자기 몸을 바라보고, 또 그 자유를 결정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현관문에 떡하니 브래지어를 걸어둔 영상 속 한 장면처럼, 작품은 여성들로 하여금 몸의 수치심으로부터 조금은 해방돼 그 맥락 안에서 브래지어를 새롭게 해석해볼 것을 유쾌한 어조로 권유하고 있는 것이다.

풍경과 움직임의 SF

< SFdrome: 주세죽 >

황미요조|영화평론가

< SFdrome: 주세죽 >은 잊혀졌던, 드러나지 않았던 조선의 여성 사회주의자의 역사를 다시 아카이빙하는 작업이지만, 이 아카이빙은 기원을 찾기 위한 것이 아니라 프랑스의 공상적 사회주의자와 유배된 소비에트의 혁명 영웅 그리고 현재의 우주 기지를 과감하게 절합함으로써 20세기 초의 세계 변혁에 대한 공상들의 시공간적 ‘월딩’(worlding)을 시도한다. 이 대범한 시도는 동시대의 공상들, 또 다른 공상적 픽션들, SF를 쏘아 올리기 위한 간절한 염원이다.

지금처럼 영원히 행복하기를

<예스 오어 노>

장영선|영화감독

서로에게 우호적이지 않던 두 사람이 서서히 서로를 사랑하게 되고 그들의 사랑을 방해하는 장애물들을 함께 뛰어넘는 과정을 보는 것은 언제나 기분 좋은 일이다. 또한 서로를 향한 킴과 파이의 순정은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그간 동아시아에서 제작된 수많은 퀴어 영화는 얼마나 많은 비극으로 엔딩을 맞이했는가? 그 흔한 해피엔딩이 이토록 절실한 분야가 바로 퀴어 영화였다는 것을 우리는 모두 직시할 필요가 있다.

순번 안에 ‘나의 차례’는 없다

<내 차례>

문아영

“바퀴가 망가지면 자전거가 제대로 못 굴러가는 거야.” “바퀴가 아니라 자전거 전체가 고장 난 거면요.” 자전거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그 위에 올라탄 이가 알지 못할 확률은 희박하다. 문제는 언제든 바퀴를 갈아 끼울 수 있는 권력의 태도와 그 실행에 있다. 이 같은 압력에 튕겨나지 않기 위해 임신순번은 간호사 내부에서 발화를 거듭하면서 차례이자 ‘양도될 수 있는 권리’로 간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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